“오늘은 말레이시아 페낭의 한 골프장에서 아침 라운드를 즐겼어요. 18홀을 돌고 나니 한국 돈으로 8만원 정도 들었네요. 이 정도 컨디션이면 한국에서는 20만원은 훌쩍 넘을 텐데요.”
김미연(45세) 씨의 SNS에 올라온 글이다. 그녀의 피드를 보면 때로는 한국의 벚꽃 아래서, 때로는 말레이시아의 열대 정원에서 찍은 사진들이 교차한다. 얼핏 보면 호화로운 휴가를 자주 즐기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이것이 바로 그녀의 일상이기 때문이다.
두 나라를 오가는 삶, 어떻게 시작됐나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이었어요. 남편의 직장이 재택근무를 전면 도입하면서 굳이 한국에만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10살된 아이의 교육이 가장 큰 고민이었는데, 말레이시아의 국제학교들이 의외로 수준이 높더라고요.”
미연 씨 가족이 선택한 방식은 의외로 단순했다. 1년 중 4개월은 한국에서, 나머지는 말레이시아에서 보내는 것. 한국의 봄과 가을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추운 겨울은 따뜻한 말레이시아에서 보낼 수 있는 일정이다.
현실적인 장단점
“가장 큰 장점은 두 나라의 좋은 점만 누릴 수 있다는 거예요. 한국의 뛰어난 의료 시스템과 건강보험 혜택은 정말 대체 불가능하죠. 봄에는 벚꽃을, 가을에는 단풍을 즐기고, 겨울에는 말레이시아의 따뜻한 날씨 속에서 골프를 즐깁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초기 정착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도 있었다.
“처음에는 말레이시아 MM2H 비자 취득이 생각보다 복잡했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시작하겠다는 결심이었죠. 이제는 페낭의 한국인 커뮤니티도 제법 크고, 정보 공유도 활발해서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졌어요.”
현실적인 비용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바로 비용이다. 미연 씨는 의외로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말레이시아에서의 생활비가 한국보다 30-40% 정도 저렴해요. 특히 골프나 여가 생활 비용은 절반 이하예요. 집세도 한국의 중소도시 수준이고요. 물론 초기에 비자 비용이나 정착금이 들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어요.”
국제학교 학비가 가장 큰 지출이지만, 이 역시 서울의 사립초등학교와 비교하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한다.
나도 할 수 있을까?
“특별한 것은 없어요. 우리도 평범한 중산층 가정이에요. 다만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용기와 철저한 계획이 필요했죠.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업이거나, 프리랜서로 전환할 수 있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해요.”
미연 씨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두 나라의 문화와 음식을 동시에 즐기면서, 아이는 자연스럽게 글로벌 시민으로 성장하고 있어요. 우리 가족에게는 이것이 단순한 거주가 아닌, 새로운 삶의 방식이 되었죠.”
이제는 더 이상 꿈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근무 환경과 디지털 시대의 혜택을 누리며, 새로운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당신도 그 주인공이 될 수 있다.